자유를 위한 글쓰기~ 민짱 :: [책 리뷰] 화이트 칼라 소멸 : 일본에서 바라본 미래의 일자리, 한국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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ホワイトカラー消滅 - 아마존

일본 사회가 조용히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 상징이 「화이트칼라 소멸」이라는 과격한 표현이다. 이 책이 제기하는 것은 단순한 “구조조정”이나 “대기업 붕괴”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디지털 혁명과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사무직의 상식이 근본적으로 다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과거 일본 경제를 떠받쳤던 공업 대량생산 모델의 종말과 “지역 산업의 인력 부족”이라는 간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급변은 더욱 심각해진다고 한다.

“인력 과잉”과 “인력 부족”의 동시 진행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지역 사회는 엄청난 인력 부족에 빠져 있다. 버스나 택시 같은 교통수단의 유지, 수도관이나 도로 인프라의 유지보수, 요양 및 의료 현장, 농업·수산업, 요식업·관광업 등 실제로 지역을 지탱하는 것은 현장 근로자들이다. 여기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절박하다. 반면, 도시의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화이트칼라는 AI와 디지털 전환(DX)으로 사무 및 관리 업무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고, 국제 경쟁 심화로 고용이 계속 압박받는다. 즉, 사람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이런 엇갈림으로 인해 “고용 구조”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 전해진다.

글로벌 ×로컬의 구조적 변화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도시에서 지방으로 가자”는 식의 단편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산업의 구조 변화, 인재 이동, 국제 경쟁과 지역 보호 같은 복잡한 요소를 깔끔히 정리한 점이다. 예를 들어, 책이 강조하는 “부가가치 노동 생산성”이라는 키워드는 단순히 생산 비용을 낮추는 발상이 아니라, 높은 임금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 이를 위해 IT와 AI를 어떻게 활용해 서비스나 상품을 고부가가치 화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거기에 “지역 일자리에서도 충분히 벌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읽다 보면, 글로벌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가 지역 중견·중소기업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사례나, 관광업과 농업에 DX를 도입해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인 사례 등이 곳곳에 담겨 있어 “나도 할 수 있을지도”라는 희망을 느끼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숨겨진 본질이다. 현 상태에만 매달려서는 미래가 열리지 않고, 그렇다고 갑작스레 이직하면 된다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리킬링(reskilling)”하며 시대 변화에 맞춰 일하는 방식을 업데이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막연한 화이트칼라”의 위험성

책이 반복해서 지적하는 것은 “막연히 사무직에 몸을 두고 있는” 사람들의 갈 곳이 점점 좁아진다는 사실이다. 시키는 일을 처리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회의를 준비하는――이런 일상적인 업무야말로 DX와 AI가 가장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다. 게다가 오래된 대기업의 중간 관리직은 겉보기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조직 구조가 바뀌면 가장 갈 곳을 잃기 쉬운 위치다. 실제로 유명 기업에서 중·고령층의 조기 퇴직이나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현장에 가까운가, 경영을 움직일 수 있는가, 아니면 전문성을 갈고닦았는가, 어떤 무기가 없으면 힘들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위기감만 부추기지 않는다. 지역 경제권의 서비스업이나 인프라 산업을 “저임금으로 고생하는 곳”으로 보지 않고, IT, 마케팅, 브랜딩을 활용해 효율화·고부가가치화하면 오히려 임금도 오르고 보람도 큰 산업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 “농업=힘들어도 돈이 안 된다”는 이미지를 뒤바꾼 성공 사례, 요양과 의료 분야에서의 DX 활용 등을 읽으면 실례가 있기에 설득력이 더해져 마음에 와닿는다.

혹독한 현실이기에 “희망”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단순한 기업론이나 노동론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 사회가 쇠퇴를 피하며 풍요를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큰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저출산·고령화의 가속화, 도시의 공동화, 지역의 인력 부족, 그리고 세계적인 AI 혁명의 물결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가운데, 우리 각자가 지금 일에 매달리는 것보다 배우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런 “미래 지향”의 관점을 명확히 제안하는 점이 매우 자극적이다.

특히 설득력 있는 부분은 “배움의 재시작”에 대해 어른들이 망설이는 심리에 대한 논평이다. 40대, 50대가 되어 프로그래밍을 다시 배우는 건 어렵고, 영어를 진지하게 다시 시작하는 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날로그 업무가 급감하는 미래에 갈 곳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반대로 “AI가 약한 현장 기술”이나 “인간 특유의 소통 영역”에 집중하면 크게 도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득한다.

결론: 실천적 행동

책을 다 읽고 나면, 일본 전체가 “모두 힘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단계를 넘어 구조적 변화의 파도가 무자비하게 밀려오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서 개인의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여지가 크다. 지역과 현장에 눈을 돌리면 인력 부족이라는 기회가 있고, 디지털화로 세계와의 거리가 좁혀져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충분히 벌 수 있다.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샘솟는다.

「화이트칼라 소멸」이라는 충격적인 문구와 달리, 책의 여운은 밝다. 일본을 지탱해온 산업의 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해서 다음 산업이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관광업, 식품, 요양, 공공 인프라 등의 영역을 DX와 결합해 혁신하면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수익 모델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의 톱니바퀴에 불과했던 사람이 지역 중소기업에서 경영 간부로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일과 커리어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새 세상을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등 떠밀리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내일 당장 대기업을 그만두라는 뜻이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새 가치를 창출할지, 그 마음가짐을 단련할 “비전”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주요 인용


 

Experts warn of eventual extinction of Japan's municipalities | NHK WORLD-JAPAN News

"The nation has entered an era of full-scale population decline... and we might have no choice but to live as a small country." A group of population experts is warning that over 40 percent of Japan's municipalities could one day run out of residents and c

www3.nhk.or.jp

 

Kazuhiko Toyama: books, biography, latest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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ホワイトカラー消滅: 私たちは働き方をどう変えるべきか (NHK出版新書 728)

人手不足なのに、なぜ人が余るのか? 少子高齢化による深刻な人手不足と、デジタル化の進展による急激な人余りが同時に起きつつある日本社会。人手不足はローカル産業で生じ、人余り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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