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반백살 가까워지고 독서가의 흉내를 내고 있자니 정말 인생의 정수를 슬쩍 맛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지나온 선택에서 이렇게 했으면, 저렇게 선택했으면... 하는 모든 생각이 나를 누르고 고민시키고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볼 때, 혹시 짠한 마음이 떠오를 때가 있는가? 좋은 옷을 입히고, 먹고 싶다는 것을 마음대로 먹이고, 가고 싶다는 곳에 호기롭게 휴가를 써서 데리고 가지 못해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 다 해주면 교육상 안 좋아요."
"애도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으면 슬슬 알 때가 되었어요."
이런 말들에도 물론 일리가 있지만, 부모로 태어난 이상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럼, 내가 이 아이에게 어떤 것을 남겨줄 수 있을까? 아파트? 10억 원의 유산? 이 글을 혹시나 읽어 주는 정말 희한하면서 저와 어떤 인연이 있는 분은 이미 아실 것이다
-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그릿, 열정과 끈기의 조합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릿이란 열정과 끈기의 조합이다. 장기적인 목표를 향한 인내와 회복탄력성이며, 실패나 역경, 정체기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다."
더크워스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재능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릿이었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그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을 유산으로 남기자. 그것은 물질이 아닌 자세, 끈기와 같은 사고라고 생각했다.
그릿의 네 가지 요소
그릿은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더크워스는 말한다.
- 관심(Interest):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
- 연습(Practice): 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의도적인 연습
- 목적(Purpose): 자신의 일이 타인과 세상에 기여한다는 믿음
- 희망(Hope):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회복탄력성
포기하지 않는 모습 보여주기
상상해 보라. 추운 겨울날 산길을 딸과 아들과 함께 걷게 되었다고. 아버지의 등 뒤에 꼭 붙어서 숨을 죽이는 아이들. 익숙하지 않은 길에 발을 헛디딜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다. 나뭇가지를 걷어내려 꺼낸 손이 차가워 호호 불어가면서도 아이가 추워할까 손과 발을 만져 준다.
중간에 아이가 물었다.
"아빠, 왜 이 고생을 해야 해요? 다른 길은 없어요?"
"그럼, 집에 돌아가 있을래?" ...
"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잘 보고 있어. 아버지는 할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이 끈기롭다는 거야. 너도 이 자세를 꼭 배웠으면 한다."
더크워스는 이런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려운 것을 해냈을 때 칭찬하고, 쉽게 해냈을 때는 새로운 도전을 권유하는" 양육 방식이 아이에게 그릿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성장 마인드셋과 그릿
심리학자 캐럴 드웩의 '성장 마인드셋'은 그릿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릿의 토대가 된다." 더크워스의 연구에 따르면, 그릿이 높은 사람들은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여기며, 이는 성장 마인드셋의 핵심이다.
우리 아이가 태권도에서 품세 시험을 망쳤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상대가 강했구나. 하지만 네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면, 반드시 나아질 거야. 아빠가 도와줄게."
나의 유산, 그릿
통계에 따르면, 그릿이 높은 아이들은 학업 성취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더크워스는 "그릿은 행복의 필수 요소"라고 말한다.
돈을 버는 것, 수도권에 아파트를 사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시도할 수 있지만 실패할 수 있다. 특히 조바심을 느끼면서 추진하는 경우는 더욱 실패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나아가는 그릿의 자세는 내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이다. 물질적인 것은 사라질 수 있지만, 그릿은 아이의 인생 전체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아이에게 그릿을 가르치기 위해 일상에서 작은 도전들을 함께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의 유산이다!